미도 치아

[미도치아] 히트사이클 구름이라고는 한 점 없던 맑은 하늘에 어둑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비는 굉장했다. 일기예보조차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지 않았기에 치아키는 늘 가지고 다니던 예비 우산을 하필 이럴 때 집에 두고 온 것을 아쉬워하며, 어쩔 수 없이 제 동거인에게 연락을 넣고 기다리는 참이었다. 마침 일이 없으니까요. 미도리는 귀찮은 기색 미도 치아 없이, 이미 치아키가 연락을 하기 전부터 치아키를...

[미도치아] 운명을 믿으십니까?

tistory. 매년 겨울은 추웠지만 어째서인지 올해는 유독 추웠다. 하지만 올해가 유독 춥다고 느끼는 것은 미도리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고, 사실은 객관적인 지표에 근거하고 있었다. 뉴스를 켜면 몇십 년 만에 최고의 추위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매일매일 갱신되고 있었고, 난방용품회사들은 호황기를 맞아 신이 났다는 뉴스가 연신 흘러나왔다. 그러니 올해 유독 옆구리가 시린 것은 이 넓은 일본에서 꼭 미도리 혼자만은 아닐 것이란 이야기였다. 게다가 살이 에는 겨울추위에 더해져 어제저녁부터는 일본 전역에 폭설과 한파까지 겹쳐버렸다. 그것은 오늘하루 신칸센의 운행마저 중단시킬 정도로 일본 열도에 큰 피해를 주었고, 그 영향으로 인해 일본에서 제일 큰 아쿠아리움의 수도관마저 일부 얼어버렸다. 점점 사람이 살 수 있는 날씨가 아니게 되는 것 같다고 미도리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지구온난화네 지구의 종말이네 떠들어봤자 지구는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을 게 뻔했다. 적어도 미도리 본인이 살아있는 시대까지는 말이다. "이천칠백엔 입니다. " 무뚝뚝한 표정의 남자 알바생이 시큰둥하게 미도리를 올려다보며 사무적인 어투로 말했다. 알바생의 태도는 서비스업에서 그다지 선호되는 태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미도리는 이런 류의 사람들이 딱히 불쾌하진 않았다. 오히려 오지랖 넓게 간섭해오는 사람들보다 더 대하기 편했다. "아, 말보로도 한 갑 주세요. " "뭐로 드릴까요? " "레드로 주세요. " 이내 미도리는 제 주머니에 담배가 반 갑도 남지 않았다는 걸 상기하곤... 글 창고 :: 미도치아「운명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하여」

미도리는 세면대에서 손을 닦곤, 한껏 구겼던 얼굴을 다시 다림질하듯 폈다. 그리곤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갔다. 테이블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거울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는 미도리를 발견하자마자 재빨리 거울을 제 등 뒤로 숨겼다. 미도리는 여자가 꽤 저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알면 기뻐하실 소식이겠네. 미도리는 속으로 뒤틀어진 웃음을 지으며, 겉으론 여자에게 상냥히 웃어보였다. 미도리도 이 여자가 딱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평생을 부부로 살아가라고 한다면 뭐 그냥저냥 어떻게든 괜찮을 정도의 그런 여자였던 것이다. 솔직히 거의 결혼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어서, 미도리도 더 이상 귀찮게 다른 여자들을 소개받는 것 보단 그냥 이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던지라 미도리는 다른 여자들을 대할 때보다 배로 상냥하게 지금 앞에 있는 여자를 대했다. 얼굴도 확실히 세간에 기준에서 보면 예쁜 편이겠고, 성격도 온실에서 자란 화초인 것을 티내듯 약간 맹해보이는 게 그다지 기준에 거슬릴 것은 없었다. 그나저나 이런 자신에게 걸려버린 이 여자가 불쌍하다며 미도리로서는 드물게 남을 동정했다. 미래에 어떤 일이 펼쳐질 지도 모르고 수줍다는 듯 웃는 여자를 약간의 연민을 담아 바라보며 말이다. " 여자는 몇번을 해도 적응 안된다는 듯 방구석에서 등을 보인 채 벌벌 떨고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다가, 이내 나즈막히 한숨을... DREAM IN THE SKY :: 미도치아 : 비 오는 날

항상 웃기만 하는 그 뻔뻔한 낯짝이라던가 당연하다는 듯 집 한 구석을 차지하고 신나서 떠들어대는 태도라던가. 운명이고 나발이고 알 바 없으니 제발 좀 귀찮게 하지 말고 꺼지라고 성을 냈을 때 다 안다는 표정으로 손을 잡아오질 않나, 정말 짜증나고 제멋대로인 사람. 타카미네는 잠에서